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 색계

2013. 5. 8. 18:42Shared Fantasy/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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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중화권 영화의 매력에 한번 더 감탄사를. 화양연화를 먼저 접한 나는 화려한 치파오 컬러와 느와르적인 분위기 덕분에 중국 영화에 대한 경계를 쉽게 허물 수 있었다. 화양연화는 프랑스 제작팀과 더해 만들어진 영화라 동양 정서로 따라갈 수 없는 감각이 영화 분위기 조성에 큰 몫을 했다. 중국, 홍콩 영화에 낯설었던 나였지만 이런 성향 덕분에 화양연화에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장만옥의 남편, 양조위의 아내가 밖에서 불륜을 저지른 비참한 현실에 반해 장만옥과 양조위의 로맨스는 너무 초라했다. 비단 로맨스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그런 불편한 관계랄까. 서로 원하고 있지만 Ego가 강해 더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둘을 보면서 답답하기만 했다. 스토리 면에서 보면 다소 루즈한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런 허전함을 매꿔줄 영화가 같은 양가휘 감독의 <색,계>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다. 탕웨이는 이 영화 한편으로 순식간에 톱스타가 되었고 색,계는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영화다. 케이블TV 에서도 자주 방영해주지만 역시나 이전에는 중화권 영화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터라 항상 자연스럽게 채널을 돌렸다. 그 아무리 재미난 영화라도 크게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 유명한 색,계도 이제야 처음 보게 되었다. 

 

영화 색,계는 무엇보다 탕웨이의 연기와 패션이 돋보였다. 물론 양조위는 연륜이 묻어나다 못해 천상 배우인 걸 증명하듯 침대 위에서의 SM 연기도 자연스러웠다. 양조위는 어떤 역할이든 흡수력이 무척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색,계에서도 탕웨이가 꽃이었다면 받치는 꽃잎의 역할을 양조위가 훌륭히 해내었다. 탕웨이는 데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꽤 비중있고 파격적인 역할을 맡았다. 신기할 정도로 역과 싱크로율 100%에 가까운 탕웨이. 그녀의 소화 능력 역시 선배인 양조위 못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화양연화와 달리 숨 막히는 긴장감과 자극을 제공하는 색,계. 중국의 시대적 배경에 현대적인 팜므파탈 소재를 더해 볼거리, 스토리와 영화 기술까지 충분히 볼만한 영화다.


색계


글 : 임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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