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년 되기

싸이코패스 같은 여자가 생각 없이 나를 조지려 애쓰길래 "됐고 정리해서 알려줘라" 했더니 "생각은 니가 좀 해"라는 말로 받았다. 그녀는 그냥 생각이 하기 싫었는데 내가 생각하게 만드니 그게 귀찮고 싫었던 모양이다. 내 일도 아닌데 호의를 갖고 응해주니 권리인 줄 아는 건방진 사람이었다. 미친 여자 때문에 감정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해 종일 표정 관리가 힘들었다. 무시하면 그만이라고 머리로 되뇌이지만, 정작 마음 한 켠에서 사라지지 않던 "생각은 니가 좀 해" 메세지.

난 아주 명확한 꿈이 있는데 그걸 이룰 수 있을 때까지 나의 감정과 생각을 장성처럼 굳건히 다지기로 마음 먹었다. 샹년이 지랄하면 나 역시 개샹년이 되어 맞지랄로 이겨낼 것이며, 천사가 손을 뻗으면 나 역시 할렐루야 손을 맞잡으려 한다. 나는 최선을 다해 샹년이 될 것이다. 열심히 샹년이 되겠다. 어쩌면 이미 자질을 갖춘 샹년 아닌 상년 정도는 됐을지도 모르겠다.

똥이 돼버린 나의 애잔한 상처들을 떠안고 편안한 사람들이 모여 있던 자리에 합류했다. 애써 웃었는데 표정이 좋아 뵈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나를 위로했다. 좋아하는 맥주, 와인을 마시고 한참 떠들며 이내 곧 안정을 되찾았다. 개같은 사람도 상대했지만, 좋은 사람들도 얻은 하루. 감정의 극과 극을 오가며 버라이어티 했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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