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중경삼림, 1994
2013. 3. 25. 00:31ㆍShared Fantasy/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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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간 오전 다섯시. 잠들지 못하고 있다. 어제 해피투게더를 보고난 후 영화 OST인 Danny Chung의 Happy Together 듣느라 지금과 비슷한 시간에 잠든 것 같다. 무리했다. 혼자 와인 한병을 다 마셨으니 말이다.
홍콩영화의 매력에 빠졌다. 예전에는 TV에서 해줘도 채널 돌리고, 누가 보자고 해도 별로였던 홍콩과 중국 영화의 매력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확실한 이유와 근거도 없는데 그냥 괜히 꺼려했던 것들이 있다. 특히, 영화 장르, 국적별, 분위기까지 첫 느낌과 더해 내 취향이 아니면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평소 나는 꽉 막힌 사람을 그리도 싫어하면서 내가 앞뒤 꽉 막혀 편견으로 살아가는 답답한 짓을 하고 있었다. 종종 이런 나의 편견이 무너질 때 나는 쾌감을 느낀다. 오히려 가슴이 벅차고 놀라워 흥분하곤 한다. 예를 들면, 어제 같은 경우도 그렇게~ 관심없고 싫어하던 중국, 홍콩 스타일의 영화를 재미있다고 느낀 그 순간 흥분해서 급한 마음으로 홍콩을 대표하거나 유명한 명작들을 전부 다 다운 받았다. 금요일 1교시 때문에 일찍 잠 들며 아쉬워했다.
사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보면, 프랑스 세련된 분위기의 영화인 화양연화를 보다가 영화 성분 99%가 중국 스타일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에도 흠칫 놀라곤 했다. 화양연화 이전에 중국 영화 한번 제대로 본 작품이 없다. 화양연화 스타일에 반해 왕가위 감독 영화를 받기로 마음 먹었다. 하나둘씩 받으면서 해피투게더를 가장 먼저 플레이했는데.. 세상에.....
어젯 밤 나는 Happy Together 음악에 빠져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것까지 경험했다. 괜히 명작이 아니였구나. 괜히 홍콩영화가 입에 오르내리는게 아니였구나. 괜히 장국영, 양조위가 아니였구나.
오늘은 중경삼림을 보았다. 역시 Happy Together 다음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중국, 홍콩 영화는 괜히 전부 무협과 액션 영화 이름 같지만 중경삼림은 나의 이런 뻔한 편견을 깨부순 로맨스다. 그것도 위트가 넘치는. 중간에는 양조위와 왕비가 귀여워서 혼자 소리내어 웃기까지했다. 왕가위의 이런 감각에 크게 박수쳐주고 싶다.
나는 해피투게더, 중경삼린, 색계, 화양연화 같은 중국, 홍콩 영화를 통해 평소 내가 갖고 있던 우물 안 머저리 같은 편견을 비웃어 본다. 앞으로 내가 배우고 습득해야 할 것들은 넘쳐나는데도 불구하고 꼴에 무슨 취향이라고 거르며 이유없이 보기 싫어 했는지 안타깝다. 내 스스로가. 앞으로 영화를 고를 땐 색안경 같은건 집어 치워야 겠다. 한심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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