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린] 1900년대의 여성복 길거리 사진과 샤넬

[편린] 1900년대의 여성복 길거리 사진과 샤넬

2013. 5. 17. 13:43ㆍShared Fantasy/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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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ed Kingdom, London, 15th June 1908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1905년부터 1908년까지 찍힌 유럽 여인들의 패션 사진을 발견했다. 보급형 카메라의 시초인 라이카 35mm 카메라가 독일에서 1925년 시작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래 사진들은 카메라의 보급이 활발하지 않던 1900년대 초반에 찍힌 사진들이다. 요즘에야 파파라치나 스트리트 스냅으로 불리지만 1900년대 당시에는 카메라 보급 문제보다도 대게의 사진들이 보도 사진이나 기록 위주로 촬영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래 사진들이 특별히 신기하고 반가운 이유는 이러해서다.

사진들은 1905년부터 1908년까지 유럽 여성들의 복장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사진을 보면서 비슷한 시기에 도빌 부띠끄를 열었던 '샤넬'이 떠올랐다. 샤넬은 1910년 캉봉가 21번지에 모자점 '샤넬 모드(CHANEL MODE)'를 처음 열었고 3년 뒤인 파리의 도빌(Deauville)에 첫 부띠끄를 열었다. 아래 사진들은 샤넬이 처음 문을 연 1910년과 한두 해 정도 차이를 두고 찍힌 것들이다. 사진 속 여성들의 불편한 차림새가 샤넬의 패션 혁신의 성공을 묘하게 뒷받침 하고있다. 한껏 부풀린 스커트, 호흡에 부담이 느껴질 정도로 조이는 허리선 드레스는 보는 이마저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사진 속의 복장이 당시 유럽 여성들의 일상복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폼새가 크고 과하다.

샤넬이 주목받은 이유는 이런 불편한 여성 복식에 획기적인 디자인과 소재로 혁신에 가까운 뉴 패션을 창조했기 때문이다. 우아함에 힘주던 여성들은 운동복 소재 '저지'를 업신여겼지만, 샤넬의 손을 거치면 그것 또한 명품이 되어 당시 여성들 사이에서 열풍이 되기도 했다. 샤넬은 여성들의 볼륨 스커트를 몸매가 드러날 정도로 차분하게 만들었고, 동시에 블랙 컬러를 더해 샤넬의 마스코트인 '블랙 미니 드레스'를 탄생시켰다. 샤넬 그녀만의 감각으로 우아함은 유지하되 편한 복장으로 만든 것이다. 새로운 패션을 제안한 샤넬의 영향력은 파리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 여성들의 로망이 되기에 충분했다.

아래 사진들이 당시 샤넬의 등장과 혁신이 얼마만큼의 의미와 가치였는지 설명해준다. 샤넬을 떠올리며, 1900년대 초반 런던과 파리 여성들의 패션을 구경해보자.

사진을 촬영한 Linley Sambourne는 1906년 만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로 명성을 떨치며 아마추어 사진가로도 활동했다. 처음 자신의 그림 작품을 촬영하는 것으로 시작해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전문 모델들까지 촬영했다. 그는 일생에 몇만 장의 사진을 찍었으며 후대에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

글 : 임예성, 사진 출처 : The Library Time Mach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