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21. 14:22ㆍShared Fantasy/Culture
1920년대 미국 뉴욕과 롱아일랜드를 배경으로 종전 후 무너져가는 아메리칸 드림을 그린 피츠 제럴드(Fracis Scotte Key Fitzgerald)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는 20세기 미국 소설을 대표하는 걸작이다. 시대의 양과 음을 혼재한 주인공 개츠비의 실상을 제 3자인 닉 캐러웨이의 시각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다. 개츠비의 부를 향한 꿈, 욕망 그리고 부를 갈망하게 된 기원인 사랑을 드라마틱하게 담은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과 자세한 사항은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25년 발표된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약 50년이 흐른 1974년 잭 클레이튼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었다. 74년 당시도 화제가 될 만큼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20년대 미국 상류층 문화를 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74년판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 개츠비를 맡았고, 미아 패로우가 데이지를 맡았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물랑루즈>의 메가폰을 잡았던 감독 바즈 루어만에 의해 <위대한 개츠비>가 2013년 영화로 재탄생했다. 지난 3월 영화 <장고:분노의추격자> 홍보차 내한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인공 제이 개츠비를 맡으며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감독 바즈 루어만과 호흡을 맞췄다. <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가 개츠비와 데이지의 사랑을 3자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닉 캐러웨이 역을 맡았고, 오스카 후보자였던 케리 멀리건이 개츠비의 상대 역인 데이지를 맡았다.
2013년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프랑스 칸영화제의 15일(현지 시간) 개막작으로도 주목받았으며, 국내는 16일 개봉했다. 출판사들은 영화 개봉에 즈음해 새로운 번역본을 쏟아내고 있는 추세다.
화려한 영상미
감독 바즈 루어만은 영화 <물랑루즈>에서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화려한 영상미를 선보였던 것처럼 이번 <위대한 개츠비>에서도 특히 호화스러운 부유층 재현에 힘을 줬다. CG 그래픽 효과가 점철된 영상은 화려하다 못해 허구적으로까지 느껴졌다. 피츠 제럴드의 탄탄한 스토리 핵심은 흔히 접할 수 없는 환상적인 부유층의 세계에서 비롯된다. 감독 바즈 루어만이 관객에게 영상미,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했던 욕심은 부유층 스토리를 기반으로 더 화려하게 재조명되었다. 사치스러운 개츠비의 호화 저택, 몇 십만 달러에 달하는 데이지의 진주 목걸이와 패션, 20년대의 유명한 셀러브리티들이 전부 모여 진행되는 파티 등의 볼거리는 단순한 영상미이기보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었던 개츠비의 쓸쓸한 초상과 씁쓸한 결말을 더욱 극적으로 보조하고 있다.
탄탄한 제작진, 배우
이번 <위대한 개츠비>가 주목 받은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감독 바즈 루어만과 명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재회다. 1996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타이타닉> 전에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데 발판이 되었던 영화다. 감독 바즈 루어만에게도 역시 연출, 각본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제작까지 맡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막대한 영양분이 되었던 영화다. 이제는 헐리우드 영화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둘은 처음 연을 맺었던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17년 만에 호흡을 맞춘 셈이다. 둘의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한 영화다.
개츠비의 모든 것이 그녀를 위해 준비되고 꿈 꿔졌던 것처럼, 데이지는 개츠비가 허황된 사랑의 꿈을 꾸게 한 매력적인 여주인공이다. 신분과 부의 차이를 뛰어넘을 수 없던 개츠비는 데이지를 향한 사랑 하나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다. 이 모든 것은 부에 둘러쌓여 미모까지 겸비한 데이지 때문이다. 1974년 영화에서 데이지는 당돌하고, 백치미도 겸비했지만 2013년 영화에서 배우 케리 멀리건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섹시하고 귀티 흐르는 데이지를 완성시켰다. 살짝 아쉬운 점이 있다면 케리 멀리건만의 개성은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데이지 역할은 케리 멀리건만이 소화해야 완벽하다' 같은 완전한 차별화는 느껴지지 않았다.
새로운 조화, OST
영화의 배경음악, OST는 영화 분위기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영화의 히트는 OST 히트로 자연스레 연결되기도 한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영화의 내적인 제작 요소에서 뿐만 아니라 외적인 OST까지 심혈을 기울였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 OST 앨범 <Music From Baz Luhrmann's Film The Great Gatsby> 딜럭스 에디션이 5월 13일 공개되었다. OST 앨범은 힙합 뮤지션 제이지(Jay Z)가 총감독을 맡아 프로듀싱 했으며, 감독 바즈 루어만이 사운드 트랙 프로듀서를 맡았다. 감독바즈 루어만은 제작 돌입 전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통해 제이지를 소개 받았고 망설임없이 협업을 제안했다고 한다.
1920년대 소설 원작가 핏츠 제럴드 역시 소설에서 당시에는 새로운 장르였던 '재즈'를 강조했던 만큼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재즈가 빠질 수 없다. 그럼에도 힙합퍼 제이지가 총감독을 맡은 데에는 분명 무언가 새로운 것을 기대하게 한다. 에디터는 영화를 보다가 OST 때문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 초반 상류층의 호화스러운 파티와 흥을 돋구는 장면 일부에서 바로 "힙합"이 나오는 것이었다. 바로, 윌아이엠(Will.i.am)의 'Bang Bang'이다. 'Bang Bang'에서 트럼펫 연주가 재즈풍이긴 하지만 <위대한 개츠비>에서 힙합을 듣는 것 자체만으로 신선했다. 뿐만 아니라 제이지의 '100$', 제이지와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2012년 협업 앨범 중 수록곡 'No church in the wild' 까지. 고전 소설의 현대화가 OST로 제대로 이뤄진 셈이다. 엄청난 조화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아델'이라고 불리우는 라나델레이(Lana Del Lay)가 메인 타이틀 곡 'Young and Beautiful'을 맡았다. 데이지의 마음을 대변하는 "Will you still love me" 같은 애절한 가사를 몽환적인 라나델레이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니 이 곡 역시 금상첨화다. 외에도 홍콩 영화 <Happy Together>의 메인 타이틀 곡 'Happy Together'는 더 엑스엑스(The xx)가 리메이크하여 불렀다. 고(故) 에이미 와인 하우스(Amy Winehouse)의 'Back to black'은 비욘세와 앙드레 3000(Andre 3000)이 함께 불렀다. 외에도 명곡들이 더해져 총 21개의 곡들이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튼튼하게 받치고 있다.
이렇게 2013년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다부지게 완성되어 16일 우리에게 선보여졌다. 잔뜩 기대를 품고 영화관을 찾았던 나의 발걸음은 영화 막을 내리고도 결코 헛되지 않았다.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 최강 제작진과 배우, 화려한 영상미, 영상 못지 않은 OST까지. 이 모든 것들이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게 한표를 선사하는데 잠시의 망설임도 부재하게 만들었다. 대자본의 영화는 투자 만큼의 가치를 뽑는다고 하는데 <위대한 개츠비>는 그 이상이라 여겨도 부족함이 없다.
글 : 임예성
위대한 개츠비 (2013)
The Great Gatsby
- 감독
- 바즈 루어만
-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토비 맥과이어, 캐리 멀리건, 조엘 에저튼, 아일라 피셔
- 정보
- 로맨스/멜로, 드라마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 142 분 | 2013-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