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듣는 캣파워(Cat Power)

2014. 5. 5. 04:08Shared Fantasy/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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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 마셀(Chan Marshall)의 음악은 무뚝뚝하게 내뱉는 혼잣말 같다. 공허하기도 하고 무거우며 또 침착해진다. 샨 마셀은 우리가 아는 이름, 캣파워(Cat Power)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다. 캣파워라는 이름만 들으면 발랄하게 춤추며 립싱크에 올인할 것 같은 아이돌을 연상하게 되는데 그녀의 음악 스타일은 아이돌 음악의 반대 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를 캣파워보다 샨 마셀로 소개하고 싶은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오롯이 음악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듣는 동안에 되려 생각이 많아지는 게 캣파워의 음악이다. 'Werewolf'를 들으며 외로워지기도 하고 'Fool'을 들으면 가슴 한켠이 아려오기도 한다. 우리 모두가 늘상 혼자서 생각해오던 것들을 그녀는 음악으로 표현한다. 리듬 위에 거칠게 얹어지는 그녀의 목소리는 음악에 생기가 아닌 무게를 더한다. 어떤 상처나 아픔 따위를 잔뜩 머금은 사람처럼 말이다.





히피 어머니와 전국을 떠돌아 다니며 공연하는 블루스 음악가 아버지 사이에서 1972년 태어난 그녀는 일찍이 어머니와 떨어졌고 아버지 슬하에서 음악과 가까이 지냈다. 아버지의 음악성과 늘 떠돌아 다니던 히피의 삶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그녀는 고등학교 중퇴 후 아틀란타에서 현재의 캣파워란 이름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뉴욕으로 거처를 옮기고 1995년 'Dear Sir' 첫 앨범을 선보였다. 이후 현재 2014년까지 10여 장의 앨범을 냈다.


그녀는 무대에 올라 음악을 부르면서 도중에 멈춰 기타 조율을 하기도 하고 술을 잔뜩 마셔 공연이 중단되기도 한다. 그녀의 이런 자유분방한 음악세계는 그녀를 지독히 좋아하는 팬들뿐만 아니라 관객 모두에게 이해된다. 아마 그녀가 지닌 무게와 목소리가 청자들의 마음을 이해시키는 걸지도 모르겠다. 


새벽 언저리에 듣는 캣파워의 음악은 약이 될수도, 독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새벽에 가장 잘 어울린다. 


















글 : 임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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