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담는 사진가 Irina Werning

2013. 5. 28. 21:33Shared Fantasy/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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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na Werning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활동하며 추억이 된 옛날 사진 속 주인공을 현재와 오버랩시켜 회상케 하는 표현 그대로 '추억 회상' 사진가다. 옛날 사진 속 표정, 소품, 의상, 분위기, 색감까지 생생하게 모두 재현해 추억을 현재로 똑같이 불러낸 사진들이다. 옛날 사진과 현재 사진의 다른 점이라면 '시간이 흘렀음'을 대변하는 부쩍 커버린 주인공, 딱 한 가지다. 사진가는 사진에서 과거와 똑같은 배경, 요소들로 배치하고 오로지 시간이 흘러 변한 모습의 주인공만을 꾸밈없이 담는다. 귀여운 소녀가 이제는 뱃속에 아이를 품은 어엿한 아가씨가 된 모습, 침대에 나란히 누워 해맑게 웃던 4명의 소년이 침대가 좁게 느껴질 정도로 성장한 모습. Irina Werning과의 촬영이 누구에게는 과거에 대한 회상을, 누구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해온 친구들과의 우정을 증명하는 멋진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사진은, 벽에 망치질 하고 있는 꼬마 소년의 사진과 도시 어딘가에서 허공에 망치질 하는 청년의 사진이다. 다른 사진들은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오브젝트들이 모두 존재하지만, 이 사진에선 옛날을 추억할 만한 오브젝트가 부재하다. 이 벽은 1945년 독일의 분할 점령의 상징으로 세워져 소련의 공산주의 체제 붕괴에 잇따라 독일이 통일되면서 1989년 철거된 "베를린 장벽"이다. 사진 속 남자는 베를린 장벽이 세워져있던 1989년 이전과 이후를 살고 있음을 명확히 하는 사진이다. 추억하기에 사회적으로 썩 좋지 않은 상징물이지만, 이 남자의 인생에서 베를린 장벽은 어렸을 적과 현재를 구분 짓게 하는 매개물일지도 모르겠다. 


Irina Werning의 사진들은 시간이 흘렀음과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한 것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간이 흐른 지금, 과거의 것에 얽매여 연연하기보다 나이가 듦과 변화됨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추억하는데 썩 괜찮은 계기가 될 것 같다. 


Irina Werning 사이트 




















































: 임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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